강아지의 밥 그릇 높이는 체형 변형을 막기 위해 매우 중요합니다. 밥을 먹는 작은 동작이지만 나쁜 자세가 계속 반복되면 체형에 변화가 와서 건강에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스탠드형 밥그릇의 필요성에 대해 알려드립니다.
추억 속 개 밥 그릇
개밥그릇이라는 말에 햇살 아래 졸고 있는 누렁이 앞에 놓여있는 찌그러진 양은그릇을 떠올리는 분이라면 모르는 해도 나이가 지긋하신 분들이 아닐까 생각된다. 말라 가는 밥알을 참새들이 쪼아 먹어도 그저 게으른 눈을 두어 번 끔뻑 일 뿐, 이내 다시 잠에 빠지는 누렁이와 개밥그릇은 그렇게 추억의 한구석에 정물처럼 자리하고 있다.
개밥과 개밥그릇은 늘 무엇인가 쓸모없는 것, 또는 천덕꾸러기를 지칭해 사용돼 온 것 같다. 그러나 달리 보면 한편으로는 없어서는 안 되는 그런 존재를 의미하고 있는 듯도 하다. 과거에는 약간 상한 듯하거나 어중간히 남아 보관하기도 버리기도 아까운 음식을 처리하는 곳이 마당 한편 처마 밑에 놓인 개밥그릇이었다.
개밥그릇은 손잡이가 달아나거나 찌그러진 냄비가 마지막으로 쓰이는 곳이기도 했다. 오랫 세월의 땟국물이 냄비의 바깥쪽에 쌓여 너저분 해도 그 안은 수많은 핥기로 늘 깨끗했다. 살림이 넉넉지 못해 늘 부족한 먹이로 배가 주린 누렁이는 밥알 한 톨 남지 않은 밥그릇을 핥느라 달그락 거리며 온 마당을 밀고 다니곤 했다.
달라진 위상
도시화가 진행되고 애견 문화가 자리를 잡으며 개 밥그릇의 위상도 많이 달라졌다. 더 이상 남은 음식을 처리하는 용도가 아니라, 고급 애완견의 영양 만점 전용 사료를 주는 "식기"가 된 것이다. 개밥그릇이 언제부터 "식기"가 되었는지 알 수는 없으나, 전용 식기들이 생기면서 디자인이 개선되어 그 기능이나 위생, 미관이 좋아졌다.
대형견 강아지를 분양받고 큼직한 스테인리스 식기를 하나 샀다. 아래쪽을 넓게 만들고 고무를 대어 사료를 먹을 때 밀리지 않아 여간 편리한 게 아니다. 아이디어, 기술, 디자인의 진보는 어릴 적 우리 집 마당의 누렁이와는 비교하기도 힘든 편리함을 강아지에게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밑이 넓으니 아직 어린 강아지가 발로 밟고 서도 엎어질 염려가 없어서 좋다. 그뿐 아니라 스테인리스 재질로 만들어져 여간 청결한 것이 아니다. 조금 지저분하다 싶으면 물로 휘휘 헹구면 그만이다. 다시 반짝반짝 새것 같다.
스탠드형
이렇게 스테인리스 식기에 아작아작 맛있게 사료를 먹는 강아지를 보며 흐뭇해하고 있는데, 강아지를 분양해준 브리더가 메일을 보내왔다. "... 제가 밥 그릇에 대해 미리 말씀을 드렸어야 했는데 미리 말씀을 드리지 못했습니다. 구매하신 밥그릇이 바닥에 두고 쓰시는 건가요? 아직은 키가 작아서 괜찮지만 조금씩 크면, 자기 키보다 밥그릇이 너무 낮게 있으면 서서 먹을 때 다리에 체중이 실려 다리에 무리가 갈 수도 있습니다. 등이 굽을 수도 있고요. 그래서 가급적이면 키높이에 맞는 식기를 사용하는 게 좋습니다...."
메일을 읽고 나서 보니 강아지가 아직 어리지만 지금도 먹는 자세가 그리 편해 보이지는 않다. 고개를 숙이고 먹다가, 앞다리를 옆으로 벌리고 먹기도 하고, 때에 따라서는 뒷다리를 구부리고 앉아서 먹기도 하는 것이 눈에 띈다. 워낙 먹기를 좋아해서 그저 먹기에 바빠서 그러려니 했었는데, 유심히 보니 밥그릇 문제 또한 그냥 쉽게 생각할 문제가 아닌 듯하다.
개가 사료와 물을 먹는 횟수와 시간을 따지면 적지 않을 것이다. 특히 먹기와 물 마시기를 좋아하고, 전사반부의 무게가 많이 나가는 대형견들의 경우 그렇게 불편한 자세를 반복했을 때 앞다리에 많은 무리가 가고, 등이 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의견에 쉽게 수긍할 수 있었다.
다양한 상품들
서서 편안히 사료를 먹을 수 있는 식기들을 웹서핑을 통해 찾아보았다. 의외로 많은 상품들을 찾을 수 있었다. 저렴한 플라스틱 소재에서부터 나무로 만들어 고급스러워 보이는 제품까지 다양했다.
선택 방법
성장했을 때를 생각해서 체형에 맞는 높이와 아래쪽이 넓어 넘어지거나 밀리지 않는 밥그릇 세트를 구매했다. 높이는 다리를 벌리지 않고 곧게 펴고 서서 목을 구부리지 않고 머리만 숙여서 먹을 수 있는 높이를 가늠해서 결정했다. 브리더와 몇 번 통화를 하며 엄마 아빠 개들의 체형을 측정해 결정했다. 성장기에는 서는 위치의 높낮이를 조절해 맞춰줄 계획이다.
- 성장했을 때 서서 편히 먹을 수 있는 높이이어야 한다.
- 쉽게 밀리거나 넘어지지 않아야 한다.
- 세척이 쉽고 위생적이어야 한다.
- 강아지 때는 강아지가 서는 위치를 높여서 조절한다.
마치며
작은 동작이라도 반복해 누적되면 크게영향을 미칠 수 있다. 대형견을반려견으로 키우고 있다면 밥그릇에 대해 한번쯤 고민해볼 필요가 있겠다. 작은 배려로 반려견과 행복한 일상 누리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