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블 체어 그랜드 사용 후기를 6개울 동안 사용해보고 쓴다. 쓰는 커블 체어가 그랜드 모델이라는 것도 오늘 알았다. 대가를 받은 바 없어 눈치 볼 것 없이 쓰는 내돈 내산 가감 없는 후기다. 믿어 보시라.
하루 종일 앉아서 근무하는 사무직
주 5일 근무하는 내내 앉아서 보내는 직장인이다. 오랜동안 허리 통증을 겪어왔다. 주기적으로 생겼다 사라지기를 반복하고 있다. 좌골신경통으로 한방 시술을 한차례 받고, 허리 관리에 신경을 쓰고 있다. 요통으로 가끔 병원을 다니다 보니 허리 통증에 대해서는 반 의사다. 책도 읽고, 허리 통증 커뮤니티도 자주 들여다보고 있다. 요추전만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는 것도 잘 안다. 신전운동이 요추전만 유지에 도움이 된다는 정도 상식은 가지고 있다.
첫만남 - 무엇에 쓰는 물건이지?
6개월 전에 직원 자리 옆 보조의자에서 검정색 이상한 물건 발견. 구형 커블 체어였다. 허리를 받쳐줘서 좋다는 설명을 듣고 앉아 봤다. 좁고 낭창거려서 효과가 있어 보이지 않았다. 그동안 수없이 거쳐간 허리 쿠션과 별다를 게 없어 보였다. 팽개치고 일어나 자리에 왔는데 동료 직원이 신제품 설명 페이지 링크를 카톡으로 보내왔다.
짱짱하고 넓어진 신제품
신제품 설명의 요지는 짱짱하고 넓어졌다는 점이었다. 아래 미끄럼 방지가 있고, 커버가 있어 세탁하기 좋고 등등 설명이 있었던 것 같은데 사실 그다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써봐야 알지. 일단 하나 주문을 했다.
첫 사용 - 너 좀 불편한 아이구나
커블체어를 받아서 앉아보니 요추전만 자세를 확실히 잡아 준다는 느낌이 들었다. 일단 이 부분은 마음에 들었다. 구형보다 짱짱하고 넓었다. 하루 종일 의자에 앉아서 근무하는 사람은 안다. 아침에는 굳은 마음으로 허리를 곧게 세우고 의자 앞쪽에 앉지만, 시간이 지나면 엉덩이가 앞쪽으로 나오며 등을 등받이에 기대게 된다. 팔은 키보드를 두드려야 되니 앞으로 쭉 뻗는다. 요추 전만은커녕 요추 후만이 될 판이다.
커블 체어 그랜드를 놓고 앉으니 시간이 지나도 요추전만 자세가 무너지지 않았다. 재질을 바꿔서 그런지 뒤로 기대 봐도 등받이가 휘지도 않는다. 나름 괜찮구나.
문제는 답답함. 탄력이 없으니 고정된 자세로 앉아있어야 되서 답답했다. 커블 체어를 빼놓았다 다시 놓고 앉았다를 반복했다. 직원이 왜 보조의자에 내놓았는지 알 것 같았다.
3개월 만에 친해지다
시간이 지나며 커블 체어를 의자에서 내려놓는 시간이 줄어들었다. 몸이 조금씩 적응해 가는 느낌. 3개월이 지나면서부터는 거의 종일 커블 체어에 앉아서 업무를 한다. 친해지는데 시간이 좀 걸리는 친구다. 인내심이 없으면 중간에 헤어지기 딱 좋은 친구이기도 하다. 중고장터로 내몰리는 녀석이 많은 이유가 아닌가 싶다.
자세 교정 효과는?
6개월 정도 사용해온 지금 시점에서 판단하면 만족스럽다. 그 기간 동안 허리통증으로 병원에 가는 일은 없었다. 아침저녁과 업무 시간 틈틈이 요추전만에 좋은 신전운동을 한다. 단순히 커블 체어 때문에 좋아졌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최소한 앉아 있는 동안 허리 통증을 악화시키는 자세를 막아 주는 것은 분명하다.
마치며
기대 없이 구입한 커블체어 그랜드를 6개월 사용해 봤다. 대단한 효과를 기대하는 것은 금물이다. 그러나 오래 나쁜 자세로 앉아있어서 생길 수 있는 허리 통증을 예방해 주는 효과는 분명해 보인다. 매우 만족한다. 처음 살 때 집에서 쓸 수 있도록 1+1으로 하나 더 사지 않은 게 후회된다. 요추전만의 중요성을 아는 직장인이라면 커블 체어 사용을 고려해 보시라.